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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한애리 기자] 아침에 만났던 삼촌이 그림 속에서 해맑게 웃어보인다.
제주에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이 많은 사람을 삼촌이라고 통칭한다. 친근한 우리 이웃들이 그림작품 속 모델이 됐다.
밭일을 하다가 멈춘 옥자 삼촌이 함박 웃음을 웃어보이고, 물질을 마치고 태왁을 끌어올리는 삼촌도 있고,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그물을 손질하는 삼촌도 있다.
이명복 작가는 4년 전부터 그렸던 인물화를 모아서 개인전을 연다.
갤러리 노리(대표 김은중)가 23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개최하는 ‘삼촌의 초상’전이다.4년 년부터 지역 삼촌들을 따라 다니며 부지런히 작업한 작품과 지난해 서울에서 전시했던 작품, 최근 이중섭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초상화 등 27점을 추렸다.
1980년도 중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서울 변두리 모습을 지켜봤던 그는 굴착기와 각종 개발에 쓰러져가는 농촌을 보면서 도시 빈민으로 전락해가는 노동자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때 40여 점의 가까운 인물화를 그렸지만 그때 그 인물들은 공사가 끝나고 다시 만날 길이 없었다. 그때 느꼈던 공허함 때문일까 .그는 30년 간 인물화를 그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제주의 삼촌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의 역사를 알고 나니 자연이 보이고 사람이 보였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제주는 1만8000여 신들이 있는데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는 공동체를 살리고 보호하는 현장의 모습이 위대한 신으로 보인다”면서 “신화 속에 등장하는 여신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바다와 들에서 일하는 제주 여성들의 삶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막을 깨우고 오랜만에 전시를 하는 곳은 갤러리 노리만이 아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지구에 있는 갤러리들이 갤러리 노리와 함께 ‘아트 & 저지 2021, 문화예술행사’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가 문화지구 내 입주예술인들의 작품 전시를 통해 도민과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몽생이는 23일부터 12월 20일까지 ‘깊은 가을의 갈옷 판타지’를 주제로 양순자씨의 갈옷 등 갈천고예 작품을 전시하고 탐묵헌에서는 제주문인들과 함께 하는 시사전이 이달 말까지 열린다.
서담미술관에서는 최형양 문인화 작품을 오늘 31일까지 만날 수 있고 이창원돌공방은 12월 1~20일 ‘호랑이와 까치’를 주제로 이창원씨의 조각전시를 할 예정이다. 문의=710-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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