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하는 연구원이 설립된 까닭은 지방분권의 발전을 목적으로 각종 지역 현안에 밝은 고유 연구기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역사정에 밝기 때문에 지자체 상황을 정확히 분석한 결과를 지방정책을 수립하는데 활용하도록 하고, 이같은 과정이 누적될수록 지방의 연구기관이 내놓는 연구성과와 질이 제고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제주연구원은 제주의 지역발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 도 출연기관이다. 제주연구원 스스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조사로 제주의 지역 균형 개발과 지역 발전 기여를 비전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간 제주연구원이 보여준 현안분석력과 그에 기반한 연구성과의 수준이 ‘제주의 씽크탱크’라고 불리울 수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연구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현안 실태조사 방법론은 물론 이를 분석하고 내놓은 각종 정책적 제언이 정책에 활용되기에 함량미달 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수의 국책연구기관이나 민간연구기관 수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제주도의 지원하에 충분한 연구인력과 오랜기간의 연구성과를 축적했다면, 제주도 정책수립에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활용자료를 내놨어야 한다.

 그동안 제주연구원의 연구성과를 높이려는 자체적 노력도 부족했지만 외부에서의 평가 마저도 부실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활용가치가 낮은 연구결과를 그대로 차용하는 제주도 행정의 잘못도 크다. 연구결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없이 그저 제주연구원의 결과물이란 이유로 정책으로 내놓았으니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란 더더욱 어려운 것이다. 상당수 중요 정책마련에 거액의 외부 연구용역을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면 제주연구원은 존재할 이유도 없다.

 제주연구원은 도 출연기관이자 ‘제주’연구원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