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버스 준공영제 도입 및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눈길을 끈다. 이미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는 ‘밑 빠진 독’이 된 제주도 버스 준공영제를 과감히 개선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최근 제주를 포함한 전국 버스 준공영제 운영 지역에 내려 보낸 이 가이드라인은 ‘수입금 공동관리형’과 ‘노선 입찰제형’ 2가지 유형으로 설계됐다.

　역시 버스회사별 운행 실적에 따라 수입을 배분하고 적자분을 보전하는 형태가 노선별로 입찰을 통해 최저보조금을 제시하는 유형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쟁하지 않은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버스 준공영제의 가장 큰 문제가 모든 기업의 생명인 경영의 원리를 등한시 한다는 점이다. 이익을 내면 좋고, 손실이 발생해도 지자체가 보조금으로 지원해 준다.

　결국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혈세를 준공영제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도민만 엄청난 부담을 감당하는 구조다. 더구나 제주지역 전체 교통수단에서 준공영 버스가 차지하는 몫(수송 분담률)은 14%(전세버스 7% 포함)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승용차 수송 분담률이 48%에 달한다.

　특히 수 백대의 버스까지 증차했는 데도 이용객은 2017년 5638만명에서 2019년 6484만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되레 5037만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용객이 줄었다지만 워낙 큰 감소폭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 제주도는 국토부의 가이드라인 뿐아니라 자체 경영개선 방향을 설정해 손실 보전 도민 부담액을 연간 500억원대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