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 관광국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관계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이하 ‘컨벤션센터’)의 특정감사에서 숱한 문제점들이 지적됐지만, 전직 사장이 불출석 해 반쪽짜리 감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 무소속·삼양·봉개동)는 25일 컨벤션센터를 대상으로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공공계약을 쪼개기 한 의혹과, 특정 업체 몰아주기 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도 출자기관인 컨벤션센터는 지방계약법에 의해 2천만원 이상의 계약을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로 진행해야 한다.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컨벤션센터가 계약 전담 부서 없이 특정 부서가 주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00억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음을 지적했다. 컨벤션센터는 이중 17억원은 행사장 대관료, 대체불가능 서비스라는 이유로 수의계약진행의 불가피함을 항변했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전직 사장의 가족 운영 법인에 몰아주기 한 의혹도 부각됐다. 문 의원은 전직 사장의 배우자와 형제가 각각 설립한 3개의 법인에 컨벤션센터가 각종 수의계약을 몰아줬다면서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다. 컨벤션센터는 ”결과적으로 그렇게(몰아주기) 보이나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으나, 이전에는 해당 업체의 싼 단가, 여성기업을 수의계약 진행 이유로 소명한 바 있어 질타의 대상이 됐다.

 시설담당 직원에게 부당한 비용대납을 한 것도 쟁점이 됐다.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용담1·용담2동)은 고장난 전산장비 복구비 1천만원을 담당 직원에게 대납하기를 상급자가 강요했다는 진술서를 낭독하며 사실여부를 확인했으나 컨벤션센터는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사장 전결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지출의무가 없는 직원에게 납부하게 한 비상식적인 내부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해당 직원은 대납강요와 상급자의 괴롭힘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이달 초부터 입원한 상황으로 알려졌지만 컨벤션센터측에서 이를 전혀 살피지 않아 도의에 반한다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사장 전결로만 임의계약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바뀐 컨벤션센터 내부규정도 도마에 올랐다. 오영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는 입찰없이 수의계약으로 동일업체에 몰아주기할 수 있도록 한 내부규정의 ‘탈법성’을 문제삼았다. 이외에도 컨벤션센터 직원이 작성한 특정 행사 컨설팅 및 결과보고서를 용역업체가 표지만 바꿔치기 하고는 7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은 정황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의혹의 중심이 된 김의근 전 사장은 일신상 이유로 불출석함으로써 특정감사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컨벤션센터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제주도와 감사위원회의 책임추궁에만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