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의회 동의절차를 앞둔 현안보고에서 번번히 철퇴를 맞았다. 각 상임위별로 진행된 현안보고회에서 주무 부서장과 용역진들은 도의원들이 궁금해 할만한 사안을 먼저 제시하지도 못했고, 의원들의 질의에도 시원한 답을 내놓지도 못했다.

  제주도 각종 세부계획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10년짜리 최상위 법정계획이라는 중요성은 제주도와 용역진들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향후 10년을 끌고 갈 방향키로 적절했는지 사후 평가가 정확히 평가하겠지만 사전 평가에서조차 “참담하다”든가 “주먹구구식”이라는 혹평을 받는 다면 사후 평가는 뻔한다.

  다수 상임위의 공통된 지적은 도민의 공감대를 받지 못한 것과 적절한 현안 파악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지적들은 동전의 양면이나 다름없다. 도민들이 절실히 느끼는 당면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기에 도민들의 관심이 저조한 것이다.

  용역진은 도민참여도를 높여 도민의견을 반영했다는 점을 제3차 계획의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명분얻기에 불과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제3차 계획에 대한 여론 형성에 실패하고, 충분한 숙고과정과 핵심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충분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점도 마찬가지다. 도내 공무원들조차 제3차 계획을 모른다거나 관심없어 한다는데 도민들이 이들보다 더 많이 계획의 세부 내용을 알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더구나 계획안 마련에 나선 용역진의 전공 편중성도 문제지만, 세부계획을 마련했다는 제주연구원이 제대로 된 핵심사업을 세웠는지도 의구심이 생긴다. 제주를 잘 안다고 하지만 그간의 연구성과들이 보여준 제주연구원의 식견은 도민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법정계획이 연내에 마련돼야 한다는 일념하에 차기 도지사에게 보완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는 곤란하다. 의회의 지적이 모두 타당하진 않지만 대다수는 충분히 수렴돼야 하는 내용임을 받아들이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