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일) 열리는 ‘제주도·제주도의회 상설정책협의회’의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협의회의 의제는 성공적인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과 경제 활성화, 4·3 배·보상 후속 조치, 선도적 자치분권 추진, 2022년도 예산편성 방향, 평화대공원 조성사업 등 다양하다. 대부분 제주도의 주요 현안으로 도민적 협력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하지만 굳이 도의회와 일일이 협의하지 않더라도 집행기관이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업무들이다. 특히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가 제주도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지방행정 정책을 논의하고 공조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2018년 7월 상설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제주형 협치를 제도화하기로 공동선언문을 발표해 놓고도 정작 협의회가 열린 것은 겨우 2차례(2020년 9월, 2021년 1월)에 불과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입증한다.

　이번 상설정책협의회의 개최를 보는 도민사회 일각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래 공조할 수 없는 두 기관이 상설 협의기구를 만든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집행기관의 내년도 예산 편성과 도의회의 봐주기 예산 심사다. 자칫, 제주도와 도의회가 서로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예산안을 눈감아 주고 담합해 처리할 경우 공정한 예산이 될 수 없다.

　도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예산의 형태는 집행기관의 각종 보조금 및 선심성 예산, 도로건설 등 불요불급한 과시성 예산과 도의회의 지역구 챙기기 예산 등이다. 도의회가 집행기관이 요구하는 예산을 통과시켜 주고 대신에 도의원들이 원하는 예산을 증액시켜 주는 경우 예산 담합에 해당한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어떤 경우에도 예산 담합을 위한 정책협의회가 되도록 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오늘 대부분의 협의회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비공개로 갈 경우 상설정책협의회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