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제주문화예술섬 꽃피우기
마음 속 예술지도 따라가면서 얻은 ‘치유의 힘’고치:가치프로젝트②남원예술순력도
조랑말연구소·비지비웍스 공동기획…체험 기회 부족한 지역 문화갈증 해소
숲에서 얻은 영감 도자기 작품으로 표현하고 스스로 다독거리는 시간 제공
한애리 기자  |  pearl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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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09  18: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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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섬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민간 문화공간이 제주 구석구석에 문화예술의 꽃가루를 실어 나르는 ‘문화 꿀벌’을 자청하고 나섰다.사람과 자원을 연결하는 지역문화의 주체가 되는 이들 문화공간들의 역할을 확장하고 기존 문화 생산자와 문화 향유자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올해 지역별로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고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문화거점 기반 지역문화 활성화사업 ‘고치:가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공공 문화공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대신한  민간문화공간 지원 프로젝트 7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 조랑말연구소와 비지비웍스가 공동 기획한 탐원예술순력도는 문화예술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귀포시 남원읍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제주신문=한애리 기자] 노란 감귤이 맛있게 익어가는 서귀포시 남원읍. 요즘 남원읍은 감귤 수확으로 마을이 바쁘다. 평일과 주말 구분이 없는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말에 편중된 문화예술을 즐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공연장이나 영화관도 자동차를 타고 40분은 족히 타고 나가야 만날 수 있다. 

이런 남원읍의 지리적, 지역적 특성으로 지역주민들은 고치:가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남원예술순력도’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 남원순력도는 자신이 기억하는 최초의 시간부터 현재까지를 도자예술과 미술 등으로 표현하는 ‘마음의 지도’ 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남원예술순력도는 20년 넘게 말(馬)조형작품을 만들고 있는 도예작가 장근영씨가 운영하고 있는 조랑말공작소와 이주작가 홍보람씨의 비지비웍스(BUSY BEE WORKS·바쁜 벌 공작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문화거점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이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해안 절경과 감귤 주산지의 자랑거리를 문화적 감수성으로 바라보고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자고 시작된 ‘남원예술순력도’. 결과는 상당히 묵직했다. 

도자기의 조형예술과 ‘마음의 지도’라는 문화예술로 소통을 실험하는 비지비공작소의 독특한 창작방식이 더해져 ‘마음의 치유’, ‘힐링하는 예술’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조랑말연구소를 오가다가 참가자 모집 포스터를 보거나 SNS 홍보내용을 보고 찾아온 8명이 낙오 없이 9차례의 프로그램을 전부 소화했고 그림이나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한 번 한 적 없다던 참가자들의 결과물은 수준급이었다는 후문이다. 


남원예술순력도는 지난달 4일부터 지난 1일까지 기초적인 도예기법을 익히고 토우 등 형상을 직접 만들어보는 도예프로그램과 남원읍의 특징을 표현해보는 민화프로그램, 마음의지도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됐다. 

   
▲ 남원예술순력도는 도자예술과 민화, 마음의지도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커다란 종이를 펼쳐놓고 자신이 기억하는 최초의 시간부터 현재까지를 거슬러오며 생각나는 것들을 표현하는 ‘마음의 지도’는 참가자들에게 낯설고 난해한 과정이었다. 

스스로를 세상 밖으로 꺼내 보이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문화예술의 표현기법도 어려웠던 것이다. 문화예술을 특정사람들의 향유물로만 생각하는 보통사람들의 오해와 선입견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무겁고 어색한 시간은 경영학 전공자로 이번 프로젝트의 공동기획자인 숲해설가 최재형씨가 자연을 통해 풀어냈다. ‘마음의 지도’ 첫 시간을 붉은오름휴양림에서 ‘숲에서 여는 시간’으로 단단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말캉하게 하면서 시작했다.

자연에서 자신을 옭아매던 틀을 조금씩 깬 참가자들은 떠오르는 장면이나 사물을 스케치하고 돌아와서 도자기나 민화로 표현하고 ‘마음의 지도’로 점점 채워갔다. 

   
▲ 그림을 처음 그려본다는 참가자들이었지만 9차례의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전문 작가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얀 종이 위에 자신의 무엇을 그려야 할지 주저하던 참가자들은 다섯 차례의 ‘마음의 지도’ 시간을 통해 그동안 어디에도 뱉어내지 않았던 못 다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혹은 옹기판 위에 빼곡히 채워냈다. 

홍보람 작가는 “4번째 마음의 지도 시간이 끝나고 마지막 시간은 참가자들과 결과물을 보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모두들 뭔가 가벼워지고 정리되는 느낌이라는 표현을 많이 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살아가는 에너지를 얻었다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이 갖는 치유의 힘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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