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 개선사업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당 부서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물론 제주도 고위직까지 연대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로 유수율 개선 사업의 성과가 최악의 수준이다.

　제주도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1400억원을 투입해 유수율 제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작년말까지 성과는 겨우 4.4%포인트 개선된 48.9%에 그치고 있다. 4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전국 꼴지 유수율(2016년 44.5%) 순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행정조직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제(9일)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 부진에 대해 무거운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다. 이러니 도감사위 감사가 하나마나한 감사, 종이호랑이 감사로 평가 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적발한 현상을 설명하고 관계자들에게 훈계·주의 등 가벼운 조치나 하는 감사가 왜 필요한가.

　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 제고는 오랜 숙원사업으로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최단기 성과가 절실한 사업이다. 제주 지하수의 수질은 전국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후관이 장기간 방치돼 공급되는 수돗물은 갈수록 신뢰를 잃고 있다. 실제로 수돗물을 그대로 음용수로 사용하길 꺼리는 가정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수원지에서 공급되는 물이 소비지까지 송수되기 전에 땅속에 스며드는 양도 엄청나다. 수원지를 출발한 수돗물 중 누수되는 약 51%의 물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아마도 수 천억원 대에 이를 것이다. 누구보다 획기적인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역대 도지사들의 책임이 크다. 현재 전국 평균 상수도 유수율이 85.2%에 이른다는 점만 봐도 역대 제주도지사들이 얼마나 상수도 개선사업을 등한시해 왔는지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상수도 정책을 도정의 최우선 순위에 둬 2025년까지 유수율 85%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