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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의 볼링
김명경  |  시인 / 수필가 / 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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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4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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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볼링을 배운 적이 없다. 37년 전 후배와 우연한 기회에 볼링장을 찾았었다. 시합하자는 후배의 제의에 흔쾌히 허락하고 경기에 임했다. 물론 순서는 뒤 순서로 하여 앞에서 하는 후배 그리고 옆 좌석의 레인에서 경기를 하는 분들의 자태며, 자세를 훔쳐보며 던진다. 결과는 뻔하다. 그래도 130이라는 숫자가 나와 내 머리에 남기고 그렇게 그 날은 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삼삼오오 동료들의 속삭임을 많이 들었다. 볼링 동아리의 결성으로 어제는 시합 후 식사를 했느니 하는 조잔부리 같은 소리로 내 귓가는 간지러웠다. 이상하게도 볼링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럴 때 나는 당구장을 찾았고 지금도 당구는 나의 유일한 취미 생활 중 일부가 되어 나를 스트레스에서 구해 주고 있다.

 십수 년이 지난 볼링, 37년이다. 오늘은 우리 학교 체육선수들의 격려 식사를 마치고 볼링을 할 기회가 왔다. 교장 선생님의 제의도 있었지만 학생부장의 선 제의에 우리 일행은 볼링장을 찾았다. 마음속 한구석에는 당구를 했으면 하였으나.

 볼링장이다. 두 편으로 나누어 경기한다. 교장편, 교감(저는 교감)편으로.

 뻔한 결과를 위해 그래도 던진다. 고랑에 수없이 빠지는 나의 공을 보며 인생의 행로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에 이런 도랑이 수없이 있지 않았냐, 그래도 지금까지 헤쳐 나오지 않았느냐 하는 질의에 질의를 내게 하면서 말이다. 계속 빠진다. 점수는 밝힐 수 없을 정도로 하위다. 운동에는 소질이 있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나인데 하면서 다음 번의 경기를 혼자, 기약해 본다.

 교장 선생님은 한 게임을 하였는데 230을 넘는 점수의 실력이다. 한 게임의 만점은 300점이다. 프로와 같이 신중한 정신으로 임하는 자세가 좋아 보인다. 핀 처리까지. 박수를 보낸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일반 대표 선수들은 평균 190에서 200 정도의 실력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 신중에 최선을 다할 때 그 모습은 빛나기 마련이다. 옆에 학생부장 이 선생님이 던지며 넘어지는 몸 개그를 보면서 마음 한 편으론 웃음이 나오지만, 열심히 하는 자세가 부러움의 배가 된다.

 무엇이든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지금 이 순간에 생에 가장 중요함을 느낀다.

 직장은 언젠간 버리게 되어 있다. 주어지는 지금의 현실은 자의건 타의건 간에 세월이라는 숫자 앞에 영웅도 호걸도 다 사라져 갔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렇다. 우리 또한 그럴 것이다. 그리고 지난 후에는 다 덧없을 것이다.

 우리 그때를 위해 지금 이 대지의 큰 투쟁의 잔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가 주는 느낌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패해서 악감정이 아니라 내일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하는지 모른다.

 오늘 37년 만의 볼링은 제로의 시작해서 100이라는 끝 숫자를 향해 달려가게 하는 희망의 시합이었노라고 크게 소리 지르고 내 뇌리에 각인시킬 것이다

 9년 전 그때의 그 날을 지금 생각하면 정말! 추억답다. 훗날 나의 2세들에게 할아버지의 젊은 날은 이랬노라고 덕담으로 표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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