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사회복지 예산 비율이 수 년째 2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 30%대를 넘어선 다른 광역단체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제주도는 현실에 안주한 안일한 복지행정에 급급하고 있다.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은 현재의 투자이면서 미래사회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2022년도 제주도 본예산(안) 규모는 올해 5조8299억원보다 9.65% 증가한 6조3922억원에 이른다. 사상 첫 예산 6조원 시대가 열리면서 도민들의 복지증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 예산은 전체 예산 중 22.3%인 1조4263억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올해 22.9%보다도 줄어 복지증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욱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2018년 9월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보다 빠른 기간 내 복지예산 비중이 25%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비중은 2019년 21.1%, 2020년 21.7% 등으로 사실상 진전이 없었다.

　물론 다른 지방에 비해 복지수혜 대상 인원이 많지 않은 점이 복지예산을 증액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인 것은 맞다. 기초생활수급, 노인연금, 장애인 지원, 취약계층 의료수급 등 제한적인 인원이 관련 예산을 늘릴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출산율 제고를 위한 결혼장려, 신혼부부 자녀 출산 및 양육비 지원 확대사업도 시급한 현안이다.

　제주지역 노인인구(65세 이상)는 2017년 14.0%에서 지난해 15.3%로 증가했다. 더구나 30년 뒤에는 무려 37.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금부터 공공요양시설을 대폭 확충하지 않으면 가속화하는 고령화사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제주도는 사회복지비 지출 요인이 적은 제주의 특수성을 감안해 미래 노인복지에 원활을 기할 수 있는 양로원 등 요양시설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출산율 제고 정책과 노인복지 확대,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