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행정난맥이 점입가경이다.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서 작성 요령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업무를 부적정하게 진행했으며, 임의로 제주도 및 양 행정시에 22개 과를 설치해 운영하다 감사에서 적발됐다.

　최근 제주도감사위원회는 2021년도 제주도 종합감사에서 모두 53건의 부당한 행위 등을 적발하고 행정상 조치를 요구했으며, 직무태만 공무원 등 13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재정상 조치 요구액도 3억9844만원에 이른다. 적발 건수·인원·재정조치 금액 모두 작은 규모가 아니다.

　가뜩이나 카지노는 논란이 많은 산업이다. 영업장 주변에 미칠 영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마땅한 데도 이를 소홀히 해 업무에 철저를 기하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 도의회가 부결시킨 제주도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적용해 도·행정시에 설치 일반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22개 과를 설치한 것은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도의회가 조직개편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라며 도의회를 탓하고 있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식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 제주도가 부당한 행정행위에 둔감해졌는지 개탄스럽다. 법과 규정을 지키고 정도를 추구해야 할 지자체의 자세가 아니다.

　역시 도지사의 책임이 크고 무겁다. 공무원들이 이처럼 부적정하고 위법적인 행정행위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도지사의 묵인 또는 허용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