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지역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돈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채무액이 늘면서 제주경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1년 9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35조6139억원으로 전월보다 무려 3288억원 증가했다.

지난 9월 여신 잔액 증가폭은 지난해 8월 이후(4123억원) 최대 규모로 올 들어 최고치다.

특히 지난 9월 여신 잔액 증가폭은 전월(972억원)과 비교해 대폭 확대됐는데 가계와 기업 대출이 모두 늘어난 효과로 분석된다.

실제 예금은행의 여신 잔액은 8월 236억원 감소에서 9월 1279억원 증가로 전환됐는데 가계와 기업이 빌린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이 모두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대출의 경우 아파트 입주를 위한 집단대출 취급 증가와 농어촌 정책자금 대출 집행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8월 478억원 증가에서 9월 705억원 증가로 1.5배 확대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가계대출도 8월 379억원 증가에서 9월 68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관광객 회복으로 인한 경기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시설자금 대출이 증가한 효과로 기업대출 규모는 8월 1311억원 증가에서 9월 1603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대거 확대됐다.

제주도내 빚 규모가 불어나면서 연체자 증가 등 부실 대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은행권의 대출규제로 위험하거나 높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이 계속되며 연체자 증가 등 가계대출의 위험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대출 만기 연장 등 정부 지원이 끝나면 부실 대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말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수신 잔액은 31조3126억원으로 조사됐다.

올 8월 1666억원 감소한 여신 잔액은 9월 한 달 간 무려 1조2801억원 감소하는 등 역대급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공공예금 감소와 비은행금융기관 수신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