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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여행을 가보자!
이효섭  |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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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28  17: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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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살던 집에서는 10분만 걸어가면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그 정류장에서 6번 버스를 타면 대학로에서 명동을 돌아 광화문을 거쳐 다시 그곳으로, 시간도 정확하게 딱 2시간 반 만에 나는 원위치에 올 수 있었다. 어렸지만 버스 가장 뒷좌석에서 보는 버스 안팎의 사람구경, 경치구경이 즐거웠고, 늘 같은 노선이지만 기대감과 호기심이 피어오르는 버스여행이 참 좋았다. 나는 여전히 버스여행을 좋아하지만 요즘 대세는 메타버스(metaverse)’인 듯하다. 너도나도 이 버스(verse)에 타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는 일로 가득한 곳임이 분명하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지는 않지만 메타버스는 넓은 의미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적, 경제적 활용이 통용되는 3차원 가상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바타(나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 캐릭터)를 이용해 가상의 세계에서 활동하는데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활동 등이 현실세계와 흡사하다. 예를 들면 입학식·졸업식과 같은 학교행사와 수업이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며 위험물을 다루는 산업현장의 실습이나 실험·원격의료·K-POP 가수들의 아바타 콘서트, 도시나 고궁의 문화투어 등이 메타버스상에서 가능하다. 심지어 가상화폐를 이용한 가상 부동산 시장 거래와 차량 시승회도 이뤄지고 있다. 마치 현실인 듯, 실제처럼 느낄 수 있는 메타버스 상에서의 실감형 체험은 VR·AR(가상, 증강현실), MR·XR(혼합, 확장현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확산되는 추세이다. 갑작스런 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기술, 사물인터넷, GPS 등 점진적으로 발전한 기술확대로 메타버스는 현실로 구현됐다. 쉽게 이야기하면, 엄청난 기술발전과 환경의 변화로 사람이 특정 장소에 가지 않아도 나를 대신하는 캐릭터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메타버스의 바람이 거세다. 주목할만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달 전 메타로 이름을 변경한 페이스북을 보더라도 신사업의 주요목표를 메타버스 육성으로 내세우면서 비즈니스 중심을 메타버스로 옮기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페이스북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글로벌 컨퍼런스 이그나이트2021을 통해 메타버스 진입을 알렸고, 구글과 애플에서도 메타버스 기술 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제조 메타버스 구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제조분야의 실질적 움직임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가상공간에서 신차를 디자인·설계·제조하여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차량을 개발하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있고, 포스코에서는 인공지능과 AR·VR 기술을 제조현장에 도입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고자 한국폴리텍대학에서는 메타버스연구센터를 국내 최초로 설립했고, 가상 및 현실기반 제조환경에 숙련된 실무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전히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신기한 다른 세상의 일처럼 느껴지는가?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조심스럽게 고백하자면 오래전부터 당신은 메타버스에 탑승했다. 카톡 프로필에 살포시 올려놓은 꽃 한 송이는 나의 정체성을 대신하는 아바타였고, 메신저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많은 일을 했다. 이미 당신은 버스 승객인 것이다. 여행하듯 기대감을 안고 버스에 올라타 메타버스의 즐거움을 느껴보자. 메타-버스여행에는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로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고, 온몸으로 느끼며 즐길 수 있는 많은 경험과 짜릿함이 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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