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특별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정부 차원의 제주4·3사건 추가진상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조사 대상과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제주4·3연구소는 최근 호텔샬롬제주에서 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 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찬식 전 4·3연구소장은 전부개정된 4·3특별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넘게 지났지만 조사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마스터플랜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19년 이뤄진 진상조사는 짧은 기간 급박하게 이뤄져 물적피해와 연좌제 피해, 트라우마 진상조사 등을 실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남겼다”며 “지난 진상조사의 한계를 되짚어보고 조사대상과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 전 소장은 “무연고 희생자와 미신고 희생자를 전수조사하는 등 찾아가는 희생자 조사 방식이 필요하다”며 “처벌까진 힘들다고 하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광범위한 조사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역에서 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량 있는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4·3특별법 보완입법 책임연구자를 역임한 최환용 선임연구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수호해내지 못한 사건은 배상이 아닌 ‘보상’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하지만 현행 국가배상제도로는 국가의 책임을 묻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국가보상으로의 법이론 정립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