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출한 2022년도 예산안 가운데 도 감사위원회의 예산 증액이 눈에 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피감대상인 제주도지사가 임명한다는 태생적 한계로 감사위원장의 독립성을 해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속 제기됐고, 그동안 감사위원회가 피감기관들을 대상으로 관례적 감사를 실시해 작은 문제들만 들췄다거나, 각종 법령 위반이나 비위 행위들에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다는 비판이 도민사회에서 지속 제기됐다.

 감사위원회가 특정 피감기관의 고질적인 큰 병폐를 파헤치지 못했거나 적발하지 않은 이유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들이 상당수 과거 피감기관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거나 혹은 감사위원들과 감사위원회 소속 직원들의 효과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할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공익신고나 제보가 있었는데도 감사위원회가 감사착수에 소극적이어서 추후 국민권익위원회나 감사원을 통해서 밝혀진 사안들도 있어 감사위원회의 쇄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감사위원회야 말로 임명권자의 코드인사나 퇴직 공무원들의 자리보전용이 되면 안된다는 사회의 지적에도 여전히 전문인력보다는 퇴직 공무원들이 감사위원회를 채우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퇴직 공무원을 인원제한하는 조례개정안도 발의됐지만 이보다 앞서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기관 스스로의 자성이 필요하다.

 내년도 예산에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감사연수나 교류행사 재개 예산이 늘어났고, 감사위원회 신뢰 확보를 위한 컨설팅 예산도 편성됐다. 또한 내부인력만으로 한계가 있어 법률자문도 대폭 늘리고, 외부 전문가의 감사참여도 늘리기 위해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감사위원회의 기존 부실감사가 외부자문과 전문가 참여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새로운 구성원이 될 감사위원들의 철저한 책임의식은 물론 감사위원회 전체가 도민 사회가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을 의식해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