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주민 수에 비해 공무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제주지역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가 제주는 109명으로 가장 적다. 반면에 경기도는 공무원 1명당 주민 수가 90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 공무원 1명이 할 일을 제주도 공무원은 무려 10명이 한다는 얘기다.

　도대체 왜 유독 제주도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뻥튀기 공무원 운용정책을 펴는 것일까. 아무리 봐도 양심에 어긋난다. 제주도처럼 공무원 만능주의에 빠진 곳은 없을 것이다. 제주도보다 조금 더 규모가 큰 강원도도 공무원 1인당 주민 수가 239명에 이른다.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새로운 업무만 생기면 인원을 늘리다 보니 공무원 조직이 공룡화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공무원을 144명이나 더 늘린 제주도는 지난주 또 91명을 증원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이 안이 확정되면 지난해 말 6164명에서 현재 6306명으로 늘어난 공무원 수는 다시 6397명으로 대폭 증가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도가 시행된 2006년 5169명에 불과했던 공무원 수가 15년만에 무려 1228명이나 늘었다.

　특히 원희룡 지사 재임 중 약 1000명이나 증가해 ‘공무원 천국’을 가속화시켰다. 늘어난 업무량에 비해 공무원을 더 늘린 것은 일자리 확충 공약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가 취약한 지역 여건을 공무원 채용 확충으로 모면하다보니 필요 이상 공무원만 늘어났다.

　제주도는 더 이상 공무원을 증원하는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 제주4·3 보상금 지원 업무 추가 및 각종 법령 재·개정 등을 인력 증원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기존 업무가 경감된 부서를 통·폐합하고 새로운 업무를 맡기면 된다. 크든 작든 기회만 생기면 무턱대고 공무원을 늘리기보다 현재의 도 본청과 행정시 및 읍·면·동 조직과 인원이 적정한지 정밀 진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