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3년째가 되는 내년은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막대한 영업손실은 물론 서민들도 실업과 취업난 등으로 더 큰 소득 격감이 예상된다. 내년도 제주도 예산이 생계와 직결된 민생경제 회복에 역점을 둬야 할 이유다.

　내년도 제주도 본예산안은 6조3922억원으로 올해보다 9.7%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민생관련 복지예산 비율은 수 년째 22%대에 머물고 있다. 내년 사회복지 예산은 총 예산의 22.3%(1조4263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예산은 늘었지만 복지예산은 올해 22.9%보다 더 낮아졌다. 이미 다른 지방은 사회복지 예산 비율이 30%를 넘어선지 오래다.

　제주도는 해마다 사회복지 예산 편성에 인색하다는 지적에 대해 다른 지방과 달리 수요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찾아보면 수혜 대상은 얼마든지 더 있다. 지원이 필요한 대상은 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정도만 있는 게 아니다. 도움이 절실한 데도 주거와 가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지원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집행기기관인 제주도의 안이한 보건복지 및 민생 예산 정책을 제주도의회라도 바로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염치가 없다. 내년도 예산안을 사전 심사 중인 도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보건복지 분야와 농수축경제 및 환경도시 관련 예산 등을 감액하고 도로 정비사업 등 70여 개 사업 예산을 증액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도로를 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보건복지 예산을 더 늘려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이 더 시급한 시기다. 혹여 도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지역구 현안 챙기기 예산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곧 예산안을 본격 심사할 예산결산특위는 각 상임위가 감액한 사회복지·민생예산을 원상태로 되돌려 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