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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이 작 칼퇴근 |
[제주신문=한애리 기자] 오로지 맨몸으로 깊은 바다에 들어가 숨을 참으며 이승과 저승을 오갔던 해녀. 고된 여성의 삶의 상징이자 숭고한 희생정신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해녀그림작가 김재이씨의 시선은 달랐다.
자식을 입히고 가르치기 위해 바다에 자신을 내던졌던 과거와 달리, 현대의 젊은 해녀들은 온전히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도전으로 해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바닷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바다 깊은 곳에서만큼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자유로운 나 지신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그들을 스스로 위로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
그래서 그녀들은 스스로 바다의 여인이 되기를 자처하게 된 것이다.
그런 해녀에 대한 정의가 김 작가의 그림 안에서 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는 친구 앞에서 명랑하게 손가락 브이를 그려보는가 하면 헤어롤을 머리 가득 말고서는 엄마 앞에서 ‘칼퇴’를 외치는 해녀딸 등 그의 작품 안에서 그들은 자유분방하고 꾸밈이 없다. 그리고 당당하다.
젊은 해녀들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그림들은 오는 20일부터 서울 삼성동 갤러리 살롱드아트 오크우드호텔 코엑스센터에서 열린다.
미국과 제주에서 열리던 김 작가의 서울 전시는 이번이 첫 무대다.
갤러리 살롱드아트가 초대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Meta-Portait 메타포트레이트’.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해녀의 내면과 자신의 내면을 한 폭에 담은 ‘타인의 자화상’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변종필 제주현대미술관장은 “화가로서 삶을 결심하 지 길지 않은 5년 여의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과 에너지로 작품의 주된 주제가 된 해녀에 대한 통찰로 작품의 내러티브를 리드미컬하게 쏟아냈다”며 “김재이는 자유로운 예술가의 시선으로 우리를 삶의 여러 모양과 미지의 세계에 초대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이 작가는 서울 태생으로 10년 전부터 제주에 터를 이루고 살고 있는데 2017년부터 2019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도 해녀 그림을 그리며 화가활동을 했었다. 2019년 미국 개인전에서는 해녀그림을 완판하며 매 전시회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서울 전시회는 내년 1월 28일까지 열린다.
문의=02-56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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