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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으로 다가오는 새해
김구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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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02  17: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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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만남이란 가슴의 울림이 있다. 2022년도 달력을 보니 너무도 가슴이 울컥하다. 지난 한 해에 대한 맺힌 앙금이 눈물로 흐른다. 힘들었다.

새해는 사랑스러운 임으로 맞이하고 싶다. 첫사랑에서 느꼈던 가슴의 설렘으로 그리운 임이 달려오는 소리로 듣고 싶다. 태평양의 넘실거리는 파도를 거뜬히 넘고, 서귀포 법환 포구를 지나, 영실 계곡을 힘겹게 오르고는 날랜 노루같이 껑충껑충 뛰어오는 소리. 가쁜 숨을 달래며 아파트 담 밖에 서서 창틈으로 기웃거리며 훔쳐보듯 내 곁에 왔음을.

임은 강물처럼 흐르는 사랑의 포근함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갇혀있던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빛으로 다가왔다고 속삭이고 있다. 임의 눈은 유향 꽃송이 같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비둘기 같은 눈동자를 하고 있다. 두 볼은 향료를 내는 올리브 꽃밭 같고, 장미꽃 같은 입술에서는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를 품고 있다. 그는 계곡마다 샘물을 터뜨리어 산짐승들이 모두 마시고 목마른 나무들도 목을 축인다. 하늘의 새들이 그 가까운 곳에 깃들고, 나뭇가지 사이에서 지저귀며 사람은 땅에서 양식을 얻도록 은혜를 내려주신다.

오늘은 어제와의 결별이 아닌가. 헤어짐과 만남이라는 꼭짓점에서 과거는 흘러가는 강물과 같이 그리움으로 남겨야 한다. 흘러간 물을 논하는 사람은 바다를 생각하지 못한다. 삶은 유한하다. 세상에 태어난 것도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된 것도 아니다. 코로 쉬는 숨은 연기와 다름이 없다. 생명이란 심장의 울림에서 나오는 불꽃이다. 불꽃이 사라지면 우리의 육체는 재가 되고 영혼은 하염없이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인생의 하루하루는 지나가는 그림자. 구름 조각들처럼 지나가 버리고 햇볕에 쫓기고 열에 녹아버리는 안개와 같이 흩어져 버린다.

임은 자비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이 어제의 그 시간은 아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이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 이 년 동안의 시간은 얼마나 혹독했던가. 하얀 달력의 숫자들은 계절을 무시한 채 세상을 얼음 왕국으로 만들었다. 바이러스의 공포와 함께 사람들은 모든 행동을 멈추었고, 죽어가는 이들에게 남아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확진자들은 철저하게 격리되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한 마디 유언도 없이 한 줌의 가루가 되어서야 유족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만나지 말았어야 할 혹독한 시간이었다.

새해는 포근함이기를 기원한다. 따뜻함으로 동토가 된 세상을 희망의 봄으로 녹여줄 것이다. 거리두기로 뜸한 거리는 활기가 넘치고, 절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사라지리라. 또한, 국민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영욕을 위해 사리사욕을 추구하던 정치지도자들에게는 한없는 자비를 베풀어 그들을 어둠에서 구해주기를 기원한다. 교만한 자, 거짓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자들은 마음에 더러운 기름기가 끼어 순수한 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순수함을 지니지 못한 이들은 세 치의 혀로 사람들을 기만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행실과 말로써 더러움의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공동체를 기만했던 죄악은 멸망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다.

새롭게 다가온 임. 고난 속에서도 지혜롭게 살아가는 한민족에게 영원한 평화의 기반을 돈독히 해주기를 빌어본다. 공동체 모두가 어떤 억압과 고통 없이 함께 자신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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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미
작가님 교사로 재직하셨던 여중58회 졸업생입니다.퇴직하시고 선생님연락처찾기어려워 이렇게댓글답니다. 꼭 뵙고싶어 연락드려요. 담당자님이나 작가님 보시면연락부탁드려요 ssem77777@naver.com
(2022-02-03 15: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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