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부터 도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8군데 대형매장에서도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가 적용되고 있다. 아직은 계도기간(오는 16일까지)이어서인지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매장은 매장대로, 고객은 고객대로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방역패스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오는 17일부터 당분간은 매장과 이용자 모두 긴장과 짜증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매장이 방역패스를 위반한 고객을 죄인 취급하듯 하거나 고객이 방역패스를 무시하는 행위를 할 경우 모두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매장은 원칙과 친절로 고객을 최대한 정중하게 대하고, 고객은 불편하더라도 특히 델타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높은 오미크론의 대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의 일환인 점을 깊이 이해하고 방역패스에 협조해야 한다.

　물론 대형매장(규모 3000㎡ 이상)의 방역패스가 과연 공정한 방역인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민의 생명권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일방적인 방역패스가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에 위배된다는 백신 미접종자를 포함한 사회 일각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공항, 항공기 등도 다수가 이용하는 밀집된 공간이다. 오히려 이곳이 방역 사각지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부는 유사한 형태의 다른 시설에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대형매장 등에만 강경한 방역 조치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 방역패스를 공평하게 재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울러 대형매장은 관리 인력을 늘려서라도 고객이 방역패스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언행과 태도가 고압적이어서도, 불친절해서도 안 된다. 오랫동안 줄을 세워 매장 입장에 불편을 주는 일도 없어야 한다. 백신 접종자, 접종 예외자, 미접종자할 것 없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