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면 고교 과정을 졸업할 수 있는 제도로 이미 미국, 필란드, 싱가포르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도 올해부터 6개 직업계 고교에 이 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일반고에 전면 시행하게 된다.

　고교학점제는 경쟁보다 학생들 자신의 성장 도모에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견인하려면 창의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 성적 순위 만능의 줄 세우기 경쟁 교육으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재의 교육환경으로는 제대로 된 고교학점제를 운영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과 선택권을 주려면 부족한 교사가 충원돼야 하고 교실 수도 늘어나야 한다.

　제주도교육청은 교실과 교원 인력 확충 등 해결해야 과제가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4년 여 짧지 않은 준비기간에 비춰 실적은 미미한 것 같다. 지금쯤 필요한 수에 가까운 교실 신·증축이 이뤄졌어야 한다. 다양한 수업을 위한 교과별 교실 확충과 진로활동실, 자율학습실 확보는 기본이다.

　도시와 농촌 고교 간 학력 격차 우려도 해소돼야 한다. 대부분 지방 고교는 교사와 교실이 부족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의 지방고 고교학점제 운영은 오히려 지역간 학력 편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수도권 등 다른 지방의 고교학점제 준비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좋은 점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