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에 내린 개설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1부는 최근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제주도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해 8월 2심 재판부인 광주고등법원 제주 행정1부가 원고인 녹지국제병원 사업자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의 손을 들어주며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에 내린 조건부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할 것을 명령한 원심이 확정됐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지난 2017년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778억원을 투자해 설립하려했던 영리병원이다. 

47병상 규모로 성형과, 피부과 진료에 집중하는 기관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영리병원 설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제주도는 2018년 3월 공론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 

내국인 진료만 가능해진 녹지국제병원은 결국 병원 개원의 법적 시한을 넘겼고, 이를 빌미로 제주도는 개원 허가를 취소했다.

녹지국제병원 측은 제주도의 개설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것과 진료 대상을 내국인으로 제한한 것에 대해 소송을 걸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청구를 기각하며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고 외국인 진료 제한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선고를 연기했다.

하지만 항소심이 1심 판결을 뒤집으면서 녹지국제병원이 승소했다. 

제주도가 즉각 상고에 나섰지만 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남은 쟁점인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소송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녹지국제병원이 행정처분으로 병원 개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주도에 청구할 수 있어 또다른 소송도 이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판결로 인해 영리병원 논란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크게 분출될 것으로 보여 도민사회가 다시 한 번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