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법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도입한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효력을 서울시 한정으로 일부 정지한 가운데 예외지역인 제주에서도 반발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조두형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다만 법원은 방역패스 정책을 시행하는 주체를 서울시장으로 보고 서울에 위치한 상점·마트(면적 3000㎡ 이상)·백화점에만 방역패스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신청인들이 방역패스 집행 정지 대상으로 신청한 17곳 가운데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는 식당과 카페, 영화관, PC방 등 17가지 시설 모두에서 효력이 중단됐다.

효력정지 기간은 관련 본안 소송의 판결 1심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두고 “판단 아쉽지만 방역패스 자체의 공익성은 인정한 법원의 결정이었다”며 17일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제주를 비롯한 방역패스 효력정지 예외지역에서는 방역패스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도민사회에서는 제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역패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단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내 거주 중인 김모씨는 “서울에서만 방역패스 효력이 정지되는 것은 지역 차별”이라며 “과도한 제재로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고통받고 있는 만큼 모든 지역이 서울과 똑같이 방역패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소송단에 참여할 사람을 모아 집단 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정모씨 역시 “시청이나 도청에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판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며 “단체 소송이 시작되면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주도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방역패스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