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회 교육의원들이 17일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의원제도 폐지를 추진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개악'이라고 규탄하며 법개정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제주도의회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교육의원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법률안이 지난주 발의돼 현직 교육의원들의 반발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17일 강시백, 김장영, 김창식, 부공남 교육의원은 제주도의회에서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느닷없이 타 지역 국회의원이 교육의원 제도를 폐지하려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번 자리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서울 강동구을)이 전국에서 제주서만 유지되고 있는 교육의원제도 폐지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법률안을 제출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교육의원들은 "선거구 획정위원회 권고안에 교육의원 제도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음에도 어떠한 경로로 이러한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밀실 입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입법의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 공론화의 장을 통한 의견 수렴과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이를 거치지 않은 최근의 법률개정 움직임을 "어떠한 정당성을 말할 수 없는 시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교육의원들은 제주특별법 개정시도의 즉각 중단과 국회에서 제주도 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권고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에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의회 구성원인 좌남수 의장과 다른 도의원들에게도 나서줄 것도 요청했다. 

 부공남 의원은 "제주교육자치가 있는 한 교육의원 제도는 절대 필요하다. 정치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도록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교육의원제 폐지 의견이 많았던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의 여론조사로 절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폐지법안이 제출 전 이미 도내에서 소문으로 나돌았던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교육의원들은 "전혀 들은바 없다"고 일축했다.

 김창식 의원은 "정치적 논리라기보다 교육의원 폐지로 돌아가는 것은 제주특별법이 훼손됐다는 생각"이라면서 "(교육의원의 문제점들은) 법적으로 제한된 것(에서 발생했지)이지 교육의원들이 한 것이 아니"라고 억울함도 호소했다.

 그리고 "바로잡고 수용해야 할 부분, 수용한다. 단순히 없애는 것이 최후의 길인지가 의문"이라며 행정시장제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직선시장을 폐지한 이후 제도회귀가 어려운 상황을 예로 들며 교육의원제를 한번 폐지한 이후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자들의 질의에 담변하고 있는 김창식 교육의원

 교육의원수가 줄어들게 되면 지역,비례 의원수가 늘어나는 이해상충 관계에 놓여 도의원들로부터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는 요청이 효과적일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도민의 의사결정권 무시하는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는다면 의무를 유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드시 의장과 전 도의원이 강한 유감을 표시해줘야 한다. 의회차원에서 법개정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법안이 이해식 의원 명의로 대표발의됐지만 송재호 의원과 사전 조율된 것이라는 지적에는 “(송의원이)의견수렴 거친 것, 포착되지 않았다. 송의원의 개인적 생각이니 아직 가타부타 할 수 없다”고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교육의원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교육의원 존폐를 공론화하자고 하면서 공론화의 주체를 제주특별법 개정 의견제출권이 있는 제주도지사로 지목했다. 11대 의회가 출범하며 교육의원제도의 공론화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에 "서로가 떠밀면서 기피하고 안하려 해서 힘들었다"며 "오늘 성명을 기점으로 합심될 수 있도록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