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탄소중립 광역자치도 조성’은 세계적인 환경의 섬을 지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도는 올해 ‘탄소중립과 디지털, 미래사회로의 전환 기반 공고화’를 목표로 4대 전략과제에 19개 실행계획을 선정해 추진키로 했다. 연간 단일 관련 사업에 1937억원이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도 드문 일이다.

　하지만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형태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는 지양돼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환경 오염을 방지하는 효과가 절대적이지만 시설물이 자연과 생태계 보호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자연과의 균형이 유지되기 어렵다. 특히 탁 트인 원시적 자연이 최대 자산인 제주지역에의 무절제한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기 시설은 자연관광지의 가치를 반감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도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태양광 420㎿, 풍력 295㎿ 등 총 723㎿에 달한다. 전력 과잉 공급으로 인한 과부하로 대규모 정전사태(불랙아웃)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실제로 2010년 한 해 동안 77차례에 걸쳐 출력이 제한된 바 있다.

　도내 해안과 중산간은 물론 심지어 감귤원과 농경지에까지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농산물 생산 면적이 크게 잠식당한 데다 수려한 자연이 발전시설로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제주도는 전력 공급 이외의 그린수소 생산 목적 등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제주관광이 각광을 받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 때문이지 신재생에너지 선도 지역이어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