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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의 이집트 피라미드 관람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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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07  16: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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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令夫人)’은 원래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에 대한 존칭으로 흔히 쓰다가, 현대에는 대통령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쓰인다. 국제적으로 국가원수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는 용어는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

영부인은 당연히 법적 직책은 아니다. 국가수반의 부인으로서 의전과 예우 규정은 있지만, 법적 책임과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정치 현실에서 영부인은 무엇보다 대통령에 대한 사적(私的) 영향력이 워낙 큰 데다, 실제로 최고 권력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으로서 관행화한 정치ㆍ사회적 역할이 분명히 존재해온 게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했던 김정숙 여사가 이집트에서 비공개로 피라미드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달 21일 카이로에서 문 대통령 없이 이집트 관리와 함께 피라미드를 둘러봤다고 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은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당시 이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다가 일부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자 청와대는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묻혀버릴 일이 언론에 의해 그 정체가 드러난 셈이다. 방문국의 문화유산을 찾는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다. 문제는 비밀로 한 것이다. 부적절하면 방문하지 말든지, 방문했으면 당당해야 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행태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국제 외교와 국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순방을 많이 간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다만 뚜렷한 목적이 있고 일정도 투명해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로 대부분 국민이 해외 관광에 나가지 못한 지 2년이 넘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통령 부인이 비공개로 하면서까지 관광을 해야 하나.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외유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은 방문 목적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체코 방문 때는 원전 세일즈목적이라고 했다가 중간 급유라고 오락가락했다. 체코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총리와의 만남도 회담에서 비공식 면담으로 바뀌었다. 작년엔 호주 총리와 세 번 정상회담을 하고도 12월에 또 다시 호주를 방문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 부부는 유럽 나라를 방문할 때 거의 빼놓지 않고 유명 성당을 찾는다. 2년 전 유럽방문 때는 주요 일정의 하나로 교황을 만났다.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교황을 찾았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교황을 알현했다고 밝혔다. ‘알현이란 단어는 비천한 사람이 지체 높은 사람을 만날 때 쓰는 용어로, 마치 신하가 왕을 뵈옵는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봉건왕조 시대의 그림이다. ()천주교 신자 국민에겐 그리 탐탁한 얘기는 아니다. 특정 종교를 초월해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할 대통령이란 직책에 견주어서 더욱 그렇다.

불교계에서도 이런 문대통령 부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유명 사찰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을 비판하는 봉이 김선달발언 등에 대한 불교계 반발이 지속하는 가운데,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최근 정 의원의 제명과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전국 사찰에서 올라온 승려 3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한국불교종단 조계종 사무총장 도각 스님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축복 미사를 드리고, 해외순방길에는 빠짐없이 성당을 방문하며, 국가원수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알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교황에 부탁하는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행보를 해 왔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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