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한라산 중턱 오름에 항공로 레이더 구축사업을 추진하려고 착공까지 했다가 지역 여론 반발을 수용해 일단 중단된 상황이나 돌아가는 낌새가 심상찮다. 제주도가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외부자문을 받은 결과 적법한 허가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철회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그런 상황임에도 제주도의 환경보전의지를 보고 양해해 비용배상이 이뤄지면 다른 장소지를 물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법정에서 다투더라도 해당 오름에서의 레이더 시설 설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후된 항공 레이더 시설을 교체하고 설치하기에 삼형제큰오름이 최적지라는 판단에는 비단 대한민국 전체의 공익이 달려있고, 제주도 역시 대한민국의 일원이기 때문에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사업의 정당성을 찾고 있다. 이를 무조건 틀렸다고 할수는 없다.

 하지만 제주에서 개발행위 인허가 판단을 내릴 당시 오인한 사실판단에 근거한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관련법령을 그럴싸하게 해석하며 문제없다고 결론내렸다. 인허가 처분의 근거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후 근거가 적법한 사실로 바뀌거나, 큰 문제가 아니라면 굳이 인허가의 적법 여부를 뒤집지 않는게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제주의 가장 큰 자산인 자연환경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개발행위 제한 여부가 달라지는 보전지역제도 운영은 제주의 공익을 지치키 위한 원칙이자 기준이다. 정부 역시 확고한 제주의 원칙을 존중해야 하고, 이러한 방침이 지방자치시대에도 걸맞다.

 이번 레이더 설치 사업에서처럼 국방이나 안보등 지역보다는 한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판단돼야 하는 부분은 정부가 우선한다. 그렇더라도 “굳이 왜 강행하려하나”는 물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제주가 적법이 이뤄진 인허가를 사후에 취소하고 이로 인한 재정적 손해를 배상해 사업을 원점화 시키더라도 삼형제큰오름에 설치해야 한다는 같은 결론에 이른다면 모를까 다른 대안이 존재한다면 정부의 양해를 구해 인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게 도민들의 요청이다.

 다양한 해법을 검증하고, 이를 충분히 도민들에게 알리기도 전에 ‘국가적 공익’을부터 들이미는 건 제주인의 ‘공익‘을 무시하는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