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올해 관광정책 목표를 ‘제주경제를 선도하는 관광산업, 위기를 넘어 세계로’로 정해 눈길을 끈다. 이미 관광은 제주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입도가 전면 중단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당연히 제주관광이 위기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하지만 제시한 목표로는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우선 관련 예산 규모가 798억원으로 슬로건에 부합하게 충분하지 않다. 더구나 ‘선제적 마케팅을 통한 안정적 관광수요 창출’을 내세운 것은 과거지향적이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정 부분의 선제적 마케팅은 필요하다. 그러나 주 고객인 내국인 관광객에 대한 마케팅은 수요를 늘리는 양적관광보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추구해야 한다. 제주도는 아직도 제주관광의 오랜 숙원인 소득을 높이는 질적관광으로의 대전환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의 형태는 2박 3일 체류가 대세다. 여기에 올레길 걷기와 한라산 등반 등 목적의 1박2일 또는 당일 관광도 적잖다. 이런 유형의 관광은 거의 관광소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광객이 많을 수록 쓰레기가 더 증가하고 환경훼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도는 이제라도 3박 4일 또는 4박 5일, 5박 6일, 나아가 일주일 이상 체류하는 휴양형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관광객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는 한 고소득을 누리는 질적관광으로의 도약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