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 제도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밀집 분포한 제주시 지역의 경우 전체 축산농장 715곳 가운데 양돈장 55곳, 한·육우 농가 39곳 등 겨우 129곳(18%)만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됐다. 언제쯤 전 지역의 고질적인 축산 악취문제가 해소될지 기약이 없다.

　특히 심한 악취를 유발하는 곳은 양돈장이다. 도내 260여 곳의 양돈장에서 약 40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고, 연간 조수입이 약 4000억원대에 이른다. 농가 소득 향상과 함께 제주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이 된지 오래지만 악취를 유발해 청정환경을 지향하는 국제관광도시의 면모에 역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깨끗한 농장으로 지정돼야 보조금(1억7000만원)을 지원하는 현행 제도를 선(先) 보조금 지급·후(後)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금의 여력이 없는 농가에 먼저 깨끗한 농장을 만들어야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다른 지원제도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가령, 마을회관을 신축할 경우에도 먼저 보조금을 지원하고 사업을 추진한다. 맑은 공기와 청정환경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더 이상 축산 악취 공해에 시달리게 해선 안 된다.

　제주도는 축산 악취가 가장 심한 양돈장부터 깨끗한 농장화를 서둘러야 한다. 일정 부분의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면서 먼저 시설 개선 보조금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현행 보조금 지원 제도의 전환 없이 악취 없는 농장을 만들라는 것은 깨끗한 축산농장을 조속히 구축한다는 국정과제와 어긋난다.

　특히 봄철 평화로 제주시권 일대는 축산 악취가 극심하다.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도 악취 때문에 곤혹을 치른다. 정부는 국제관광지의 현실 여건에 부합하지 않은 거꾸로 된 ‘깨끗한 축산농장’ 지원 제도를 조속히 보조금 우선 지원 제도로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