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마침내 1500명을 돌파했다. 지난 21일 130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이틀만인 23일 오전 기준 1762명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세라면 곧 매일 2000명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국 일일 확진자 수가 17만1452명(23일 오전 기준)으로 처음 15만명을 넘어서면서 제주도내 확진자 발생 증가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초비상 국면임에도 제주도 방역당국과 많은 도민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 하루 수 십명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불안해하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라지만 워낙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면 사망자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병원 치료를 받던 고령층 확진자 2명(93세, 87세)이 사망했다. 이로써 도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물론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이 전국적인 현상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무대책이 상책인양 방관적 자세를 취해선 안 될 일이다. 특히 구만섭 제주도지사권한대행의 적극성이 요구된다. 나름대로 종합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을테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감염증 방역이 성공하려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인위적 방역과 함께 스트레스·긴장·불안감을 해소하는 심리적 방역도 매우 중요하다. 제주도 방역 최고 책임자가 수시로 브리핑룸에 서서 방역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것도 도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물론 선출직 도지사가 아니어서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 2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감염증 비상사태 앞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임시나마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권한대행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