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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한애리 기자] 깊이 패인 주름 사이로 번지는 미소가 세상 편안하다.
고되고 애달픈 날을 다 견뎠을 것 같은 마디 마디 굵어진 주름진 손, 온화한 표정의 얼굴에서는 ‘괜찮다, 괜찮다’ 도리어 마주보고 서 있는 이들을 달랜다.
3월 들어 제주의 사람, 제주의 풍경을 사각 프레임에 담아낸 사진전 소식이 이어진다.
제주를 사진으로 만나는 공간, 큰바다영(瀛)(대표 고경대)은 ‘고영일이 만난 제주어머니들-우리 어멍, 어떵들 살아시코예?’를 연다 .
큰바다영은 40~50년 전 제주여인, 좀 더 구체적으로 대상을 지정한다면 제주의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고(故) 고영일(1926~2009) 사진으로 올해 첫 전시를 준비했다. 올해 총 네 차례 마련될 ‘고영일이 만난 제주여인들’의 첫 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는 4일부터 4월 17일까지 전시장에 나올 작품들은 고 작가가 1960~1980년 당시 길 위에서 만난 이모, 고모, 사촌,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다.
1970년대 개발 붐 속에서 제주의 급격한 변화과정을 지켜보면서 ‘살암시믄 살아진다’던 제주의 어머니의 초상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고인의 필름철에 묻혀있다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고경대 대표는 “고영일 사진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제주 여성들의 모진 생명력이 급변하는 현실에서 사라져간다고 본 것 같다”면서 “사진이 이런 제주도 여인을 기록하고 삶의 모습을 붙잡아 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매주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해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만덕기념관에서는 제주에 정착한 사진작가 조의환씨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제주도와 재단법인 김만덕재단(이사장 양원찬)이 주최하고 김만덕기념관(관장 김상훈)이 주관하는 기획초대전 ‘조의환의 제주사진-밧디 댕겨왔수다’가 3일부터 4월 9일까지 마련된다.
‘밧디 댕겨왔수다’에는 조 작가가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관찰한 제주도 농사이야기가 담겼다.
농사현장을 지켜보며 가졌던 경배의 마음을 담은 사진 71점과 조의환의 제주스케치 30점이 내걸린다.
촉촉한 물을 머금은 흙 사이에 연두빛 싱그러움을 자랑하듯 뾰족히 올라온 새싹의 모습 등 사진이라는 간결한 시각언어로 표현된 밭의 조형미가 돋보인다.
한편의 서사시와 같은 제주의 자연과 그 안에 담긴 제주인의 땀과 삶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문의=070-4246-5504, 759-6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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