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표소 설치는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 제공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내 143곳 투표소를 대상으로 장애인 접근성 모니터링을 한 결과 절반이 넘는 86곳(60%)이 투표에 어려움이 있는 부적합한 투표소였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건물의 주출입구 접근로 편의성, 경사로(높이차이) 제거, 장애인용 출입구 설치 등은 반드시 선행돼야 할 조건들이다. 하물며 소중한 주권을 행사할 투표장이 아직도 적합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등한시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왜 선거때마다 지적돼 온 투표장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선관위와 제주도 및 제주도교육청은 장애인이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는 투표소를 마련하는 데 적극 협력해야 한다. 대부분 투표소가 마을회관과 학교교실 등 공공시설이므로 관련 예산을 확보하면 충분히 투표소 시설을 개선할 수 있다. 결국 관련 당국의 무관심이 큰 원인이다.

　가능하면 오는 9일 대선 본투표일 이전에 장애인들의 입장이 어려운 투표소를 최대한 개선해야 한다. 시일이 촉박하다면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일까지 전면적인 개선을 완료해야 한다. 특히 경로당·노인복지회관 등은 평소 노인과 장애인들의 출입이 빈번한 곳이므로 장애인 출입 편의시설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