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5일 양일간 실시된 제20대 대선 사전투표가 선거관리위원회의 미흡한 대처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우선 5일 오후 6시부터 한정적으로 실시된 사전투표 안내가 너무 부실했다. 시간내 도착을 알리면서 투표가 가능한 정시도착으로 인정되는 기준을 주먹구구식으로 적용해 억울하게 헛걸음을 하거나 정반대로 적법한 투표로 인정될 수 있을지 논란이 있을 법한 유권자의 투표를 허용한 사례도 있었다.

 더욱이 코로나 확진자들이 확진된 상태에서 방역당국의 허락으로 어려운 발걸음을 했는데 투표하기까지 오랜시간을 추운 실외에서 대기해야 했다. 아무리 3월이라지만 기온이 떨어지는 해가 지는 시간대에 코로나 감염증상을 겪는 확진자들이 실외에서 한두시간씩 서있어야 하는 것은 가혹하다.

 게다가 지난 선거서부터 계속된 부정선거 논란이 초박빙 대선에서 본격 점화돼 일을 키웠다. 여야가 대선승리여부가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있다고 봐 사전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고, 유권자들 역시 이에 조응해 부실한 선거사무 운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확진자들의 기표용지가 법정 투표함이 아닌 박스나 봉투를 통해 옮겨지거나 선거사무원에 의해 직접 옮겨지는 사례들이 전국 각 투표소마다 문제가 됐다. 선관위는 투표소당 투표함을 1개만 설치할 수 있다는 법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해명하지만 유권자들이 한껏 예민해진 상황에서 충분한 준비없이 선거를 치르게 한 선관위의 부족함만 명확해졌다. 

 오미크론 변이로 이번 대선을 전후해 상당한 확진자가 발생할 사실이 충분히 예측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법개정도 너무 늦었고, 선거 당락을 가를 엄청난 규모의 수십만 확진자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도 유감스럽다.

 9일 저녁 실시될 확진자 투표율이 기대 이상으로 낮아지지 않을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