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친절한 공무원일까? 아니면 친절이라는 미명하에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요즘 많은 불편 민원을 응대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무 감정없고 영혼없는 대답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곤 한다.
친절시책, 전화 친절도 조사 등 친절에 대한 평가에 길들어져 있어 친절에 대한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지 않나 싶다.
매해 년초가 되면 BSC, 친철 평가 등 많은 평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너무 많아 무슨 평가가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평가를 위한 평가가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친절의 경우는 내가 20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왔음에도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매해 똑같은 친절시책을 내고 전화친절도 조사할 때 전화 잘 받고, 칭찬 릴레이를 하는 등 매해 똑같은 패턴으로 운영돼오고 있다.
과연 지역주민들은 친절의 의미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민원인에게 맞추어 민원을 처리하면 친절하고 민원이 처리되지 않으면 불친절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내가 생각할 때는 공무원 친절도 중요하지만 민원인들도 친절에 대한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공무원이 다 친절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친절은 내부 직원만이 아닌 외부 민원인들에도 친절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친절은 오래가지 못하며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외부 민원인들에게도 친절 의식을 변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서로간에 응대함에 있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되지 않을까 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