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어렵다고 공수표 남발은 안돼

5년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에 약속한 사안들을 돌이켜 보면 희생자 배보상을 이끌어 낸 제주4·3특별법 전면개정의 가시적 성과 외에는 흡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이양에 힘쓰겠다는 공약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주도가 제20대 대선을 맞으며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로 추진하려 했던 중점 현안 가운데 하나일만큼 제주특별자치제도의 손질의 필요성이 제주에서 지속 제기됐지만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제주도 재정의 부담이 될 이양사무만 늘어나고 국세이양과 균특회계 비중은 꾸준히 줄어 도정 운영의 부담으로만 가중된 상황이다. 더욱이 특별자치제도로 기초자치가 소멸하면서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은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고 제왕적 도지사로의 권한집중이 민생을 살피는데 한계가 있다는 불만도 지속 제기돼 왔다. 

 제주를 환경수도로 만들어 관광산업을 부흥시키고, 가치 있는 자연 경관을 적극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약속했지만 오롯이 이는 제주의 몫으로만 남았다. 오히려 최근 논란이 된 한라산 1100고지 인근 오름에 레이더 시설을 설치하려다 논란에 봉착했지만 법적으로 제주도가 적법히 인허가를 철회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항공인프라 부족과 안전한 항공운항을 위해 제주 제2공항의 조기 개항을 지원하고, 제주 신항만 개항도 서두를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이 나온 현재까지도 변화가 없이 공약(空約)이 돼고 말았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제주가 언제나 대한민국 정치 중심이자 최우선순위에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도민들은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제주를 홀대한다는 섭섭함을 토로한다. 

 문제는 이같은 문제들이 5년째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으며 이번 제20대 대선에서도 대선 후보자들은 제주지역 공약을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내놓으며 도민들의 선택을 바랐다는 것이다. 걔중에는 제주 해저터널이라든가 환경보전기여금 도입과 같은 새로운 공약들이 나와 5년전 상황과는 구별이 되기도 했지만 이같은 공약의 근간에 깔린 지역사회의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선인, 물류·기간시설 확충 약속 지켜야

지난 5년 지역 균형발전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은 정부 스스로도 인정할 것이다. 집권 3년차에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아 임기말까지 이를 처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전대미문의 팬대믹으로 도탄에 빠진 민생과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과제가 최우선순위였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점은 백번 이해한다. 

비록 오미크론 대확산세가 여전히 진행중이나 차기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의 연착륙을 필두로 그동안 거시적으로 살피지 못한 국가 균형발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같은 관점은 당선인 뿐만 아니라 낙선 후보들 모두 제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강력하게 외쳤던 것이다. 

문제의 제2공항의 해법은 오는 6월 새로운 도지사를 선출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을 내되, 제주의 균형발전을 고려한 결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공항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제주 경제를 이끄는 관광산업, 1차 산업과 큰 연관이 있는 항만 건설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의 물류비 지원약속도 여러 핑계와 사정으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 언제까지 제주 도민과 농민들이 이를 섬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감수해야 하나.

윤석열 당선인이 신항만 건설을 제주 해양관광, 농수산업은 물론 제주의 전략적 위치를 고려한 거대 계획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기 정부에서 제주의 숙원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의지를 보여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