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 묻혔던 지방선거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가 대선에 집중했던 당력을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다양한 후보군이 속속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제주도지사 도전 예비후보군은 민주당 3명, 국민의힘 6명, 정의당 1명, 제주녹색당 1명, 무소속 1명 등이다.

　역시 후보 경쟁이 치열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최종 후보를 어떤 형태로 결정할지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관례에 비춰 일단 당내 경선이 유력하다. 하지만 특정 후보가 전략 공천될 수도 있다. 여야 모두 예외적으로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경선 과정 없이 후보로 공천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자치분권 2.0 시대’ 첫 해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지 오래지만 본질인 자치분권은 실현되지 않았다. 지난 1월 자치분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의 시행은 실질적인 지방화시대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기대해 볼 만하다. 자치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더 많이 지방에 넘기고 지방세 비율을 늘려서 지역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가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시·도지사와 공동으로 자치분권 시대를 앞당기는 노력과 함께 사실상 실패한 말뿐인 제주특별자치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은 최대 현안인 특별자치도 실현과 환경보전 및 복지제주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 후보들은 자질과 능력으로 도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해야지 소속한 당의 지원에 의지하려고 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 유권자들도 누가 자치분권 시대에 가장 적합한 후보인지를 꼼꼼히 지켜봐야 한다. 더 실력이 있고 더 신뢰가 가는 후보군이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