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액이 무려 23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액(통계청 발표)을 기록했다. 역시 초등학생이 가장 많은 10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초등 38.3%로 중학교 17%, 고교 3.0%를 크게 앞질렀다. 공교육이 담당할 몫의 일정 부분을 사교육이 맡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됐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같은 기간 도내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이 72.7%로 전년보다 5.8%포인트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29만6000원에 이른다. 전국 평균 36만7000원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전국 하위권 도내 주민 소득 수준에 비하면 무거운 사교육 부담액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의존을 당연시 하는 공교육에 있다. 물론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원 또는 인터넷과 개인교사 등을 통한 사교육 의존이 높았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일 뿐 예년에도 사교육으로 학교 공부를 보충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사교육의 비중이 높아지면 공교육의 기능이 위기를 맞게 된다. 제주도교육청과 각 학교는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인 수업기술을 개발해 더 이상 사교육의 공교육 잠식을 막아야 한다.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공교육이 제몫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