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선거 홍보물 처리에 곤혹을 치른다. 이번 대통령 선거 시 전국 8만4884곳에 붙인 선거벽보의 총 길이는 848㎞로 서울~부산 왕복(약 800㎞) 거리보다 더 길다. 여기에 사용 후 현수막과 선거공보물 처리도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세상은 IT시대(정보기술)에서 4차산업혁명(인공지능)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 선거 홍보는 여전히 1960~80년대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의 경우 대부분 홍보물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더구나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더 많은 선거 홍보물이 생산돼 선거 후 폐홍보물 처리난이 더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제주도와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사용 후 선거 홍보물을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않고 대부분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다른 지방과 같이 소각 처리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원이 될 수 있다.

　역시 최선의 대책은 이번 지방선거를 마지막으로 현행 선거공보물과 현수막 및 선거벽보 제도를 폐지하고 미국과 독일·스웨덴·스위스 등 유럽처럼 온라인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세계 제일의 IT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게 과감히 시대에 역행하는 선거 홍보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일부 70대 이상 노인층의 경우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테지만 모두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여서 사용법을 익히면 선거 공보와 홍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종이를 사용한 선거 홍보물은 투표장소와 시간 등을 알려주는 간단한 우편물을 발송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선거 홍보의 온라인화는 막대한 양의 자원과 선거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도 시급하다. 시기가 임박한 이번 지방선거는 현행 제도로 치르고 대신에 2년 후 국회의원 총선거부터는 반드시 온라인 홍보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반드시 공직선거법 관련조항을 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