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4일 오후 5시19분께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으로 제주지역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입증된 바 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지진(경주 진도 5.8, 포항 5.4) 규모에 비춰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지진임에도 정부의 관련 대비책은 너무나 안이하다.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를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정부가 수행 중인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구조 통합모델 개발’ 사업은 늦었지만 더 큰 규모의 지진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하지만 1~5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이 사업에 제주권 지진 연구는 2041년까지 5단계에 포함됐다.

　정부는 이미 서귀포시 인근 해역에서 우려할 수준의 지진이 발생했으므로 제주해역 지하 단층 연구를 2026년까지인 2단계 사업으로 앞당겨 추진해야 한다. 그나마 지진이 발생한 지하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였기에 다행이지 수직으로 이동했다면 해일 등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제주도는 현재 70% 수준인 도내 공공시설물의 내진 확보율을 2030년까지 100% 달성하는 계획과 별도로 제주권 지하 단층 구조 조사를 내년부터 조기 추진하도록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 관철시켜야 한다. 위험이 경고됐는데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