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이 생산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면서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4.6%나 올랐다. 전국 최고 상승률로 전국 평균 3.6%보다도 1.0% 포인트나 높다. 그만큼 다른 지방에 비해 제주도민이 더 큰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상품의 가격은 자유시장의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게 맞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본격적인 물가 안정관리 정책에 니서야 한다.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늘어나는 물가 부담을 경감시킬 수 없다. 정부의 과감한 공공요금 인상 억제 정책과 함께 생산자 물가인상을 중단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물론 국제유가가 오르면 관련된 원자재 가격도 오르는 게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특히 더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구제하려면 생산자물가가 가장 낮은 선에서 인상돼야 한다. 정부가 원자재 가격 상승분 등에 대한 세액의 일부를 일정 기간에 걸쳐 인하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인상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제주도의 무대책이 개탄스럽다. 소비자물가가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데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소비자물가는 물론 생산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류가격의 인하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여건을 들어 얼마든지 정부와 정유사 측에 요구하고 관철시킬 수 있는 사안이다.

　제주도는 소극적인 물가관리 대책을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대책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아울러 설·추석 등 물가대책 위주의 제주도물가대책위원회의 기능도 수시 집중 운영체제로 바꿔 운영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비상 물가관리와 공급자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