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유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는 제주를 비롯한 인천, 부산, 대전, 경북(경주) 등 모두 5곳이다. 내년 개최도시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이미 지역별로 본격적인 유치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APEC은 아시아 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정상회의로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관광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 전 세계에 개최 도시의 문화와 환경 등을 홍보하는 효과가 커 외국인 괸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을 준다. 더욱이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어서 휴양을 겸한 최적의 정상회의 장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이미 2005년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부산과 경쟁끝에 탈락했지만 대규모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곳으로 각인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 당시와 지금은 전국의 도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전국적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닌 곳은 제주컨벤션센터가 있는 서귀포시와 서울, 부산 등 제한적이었으나 지금은 인천, 대전 등 여러 지역으로 늘었다.

　다른 지방에 비해 APEC 정상회의 개최 조건이 앞선다고 자만하고 방심해선 안 될 이유인 것이다. 제주도는 조속히 정상회의 유치 준비를 위한 용역을 전문기관(업체)에 맡기고 유치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더구나 2020년 11월 APEC 제주유치추진준비단을 구성만 하고 이후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았다.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직무태만 때문인지 모르지만 어떤 이유로도 지금까지 유치활동을 등한시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이며 세계환경수도의 여건을 충족한 곳이다. 제주도는 평범한 다른 지방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초반부터 ‘APEC은 제주에서’ 라는 분위기로 몰아가야 한다. 한 번의 유치 실패는 납득이 가지만 두 번의 실패는 결코 도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