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3 추념식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의 동시 참석이 가능한 특수한 해다. 

 문재인 정부에서 4·3희생자의 보상과 추가 진상규명을 위한 4·3특별법 전면개정을 이룬 성과를 거뒀다. 차기 보수정부는 대선경선과정에서부터 제주4·3에 대해서는 현재의 여당과 큰 이견없이 가족특례 신설을 약속한데다가 윤 당선인도 제주지역 공약과 관련해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복지강화도 별도로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인 신분으로서 참석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사전에 긍정적인 의향을 표시하고 국민통합을 줄곧 강조하고 있는 만큼 보수정당의 당선인으로서 또 대통령으로서 4·3추념식에 참석해주기를 제주도민들이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동안 국가추념일로 제정된 공은 인정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박 전 대통령도 보수진영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아무도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아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전히 이념, 진영에 따른 4·3에 대한 인식과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못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3의 탈이념화는 가시화 되는 중이다.

 4·3특별법 전면개정과정에서 보수정당의 적극협조도 있었으며, 보수진영 대권주자들이 제주에서 발언했던 내용을 종합해보면 보수 정치인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시작되는 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이 가지는 의의도 전체 국민에게 재조명될 절호의 기회다.

 따라서 올해 추념식은 민주당의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될 보수정당의 당선인이 동시에 참석하는 광경을 제주도민들은 물론 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제주4·3의 탈이념화는 물론 아픈 과거사를 딛고 일어서는 후대 국민들의 화합과 성장모델로 만들 전기가 돼야 한다. 탈이념화가 가속화 될수록 4·3의 정명도, 진상규명도 희생자와 유족들이 원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