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농업인들에게 과도한 해상 물류비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짐이다. 해상을 통한 농수축산물의 도외 반출 비용이 다른 지방보다 배 이상 비싸다. 지난해 기준 화물차 1대(4.5t)당 농산물 해상 운송비는 약 120만원으로 다른 지방의 약 60만원보다 갑절이나 웃돌았다. 오히려 농산물을 서울 등지로 보낼수록 더 손해를 보는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농업인들의 고충을 해결해야 할 지자체는 힘이 없고, 도민의 숙원을 풀어줘야 할 정부도 의지가 부족하다.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물류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의 논리는 횡포에 가깝다. 불합리한 유통 비용도 양극화를 해소해야 하는 시대정신에 맞게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최근 해상운송비 지원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1~2030)’에 반영된 제주물류에 대한 지원 근거를 기반으로 국가물류기간망과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해상운송비 지원 모델에 기재부가 호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주도는 용역을 명분으로 또다시 허송 세월을 보낼 게 아니라 정부에 해상 물류비를 지원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야 한다. 더구나 제주 해상 물류비 국비 지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공약했으나 기재부의 반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기재부만 설득하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