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민간임대 공공주택들이 속속 분양전환에 돌입하면서 수많은 임차인들이 잇따라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대부분 분양전환 우선권을 가진 임대인들이 예상한 가격과 민간임대사업자가 제시한 분양전환가격이 현격이 차이가 나면서 벌어지는 다툼이다.

 민간임대의 경우 공공임대와 달라 분양가 상환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폭을 가늠할 수 없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민간임대 사업자가 어느 시점에 분양전환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거두는 수익의 규모가 큰 차이가 나게 된다. 부동산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고 평가되는 최근에 분양전환이 추진되는 민간임대 주택마다 임차인과 사업주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행 규제하에서는 대부분 사업자 측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민간임대 분양전환가격이 임대사업자가 선정한 감정기관에 의해 감정이 이뤄지고, 분양전환가격이 어느 정도에서 설정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감정평가사의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부동산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일률적일 수 없더라도 업계의 표준 관행은 존재하기에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감정평가액이 제시될 경우 임차인들도 이를 납득할 것이다. 하지만 제주의 공동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최근 2년사이 민간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역시 시장상황이 반영돼 임차인들의 예상보다 크게 빗나간 가격들이 제시됐다.

 민간에서 추진되는 만큼 사업의 수익성이 고려돼야 하지만 투명하지 못하거나 임대자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부동산 감정액을 제시하지 않도록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 분양전환가격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여야 하고,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반영하더라도 민간임대사업자가 임대기간 동안 거둔 수익도 고려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규제정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