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4주년 4·3추념식에 김부겸 국무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는 것으로 일려진다. 임기동안 세차례 추념식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는 불참하는 대신 민주당 정부의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아직 취임하기 전이지만 보수정당 출신의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는 행사가 되기에 더욱 뜻깊다. 여전히 이념론으로 바라보는 일부의 국민들이 있지만 국민인식이 변하면서 제주4.3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희생자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는 첫 해 라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추가 진상조사도 펼쳐질뿐만 아니라 지난 29일에는 첫 직권재심을 통해 억울함이 묻힐 뻔했던 수형인 40명의 무죄선고가 이뤄졌다. 추가로 3272명이 4.3희생자와 유족 인정됐다. 지난해 출범한 재미 4·3기념사업위원회는 먼 미국땅에서 43 추념식을 갖고 영화 <지슬>을 한달동안 상연하며 제주4.3을 알린다고 한다. 다랑쉬굴에서 유해가 발견됐는데 정치적 은폐를 위해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해 성역화 하자는 제안에 강력한 응원도 동반되고 있다.

 일련의 진일보한 추념행사 뿐만 아니라 진정한 제주4.3의 전국화, 세계화에 한발자국 나아갔다고 평가할 만큼 지난 몇년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제주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전세계의 ‘제주4.3’으로 거듭나 비극적 사건을 정확히 바라보고 그 속에서 희생된 수많은 제주양민들의 넋을 화해와 상생, 인권의 가치로서 기리는 방식에 대해 제주인들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3특별법에 들어가지 못한 가족간 특례규정은 어떤 식으로든 명문화 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아직은 더 할게 남았다”는게 희생자와 유족들의 뜻이다. 이를 위해 차기 정부와 정치권의 협조와 결단이 필요한만큼 올해 추념식을 계기로 발전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