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차고지증명제 전면 시행과 신차 출고 지연 사태로 제주 중고차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부터 경·소형차를 포함한 전 차종에 차고지증명제가 도입됐다.

차고지증명제는 자동차 소유자에게 자동차의 보관 장소 확보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신차를 구입하거나 주소를 이전할 때 반경 1㎞ 이내 거리에 반드시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차고지가 없으면 신차 구입이 불가능하고, 이사 가는 곳의 주택에 차고지가 확보돼 있지 않을 경우 최초 적발 시 40만원, 3회 이상 적발 시 매회 60만원 과태료가 매겨진다. 

도는 차고지증명제를 통해 자동차 신규 등록을 줄임으로써 교통난과 주차난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차고지증명제는 2007년 2월 제주시 동지역과 대형차(2000㏄ 이상)를 대상으로만 적용됐다가 점차 확대되면서 올 1월엔 제주도 전역, 전 차종으로 전면 시행됐다.

가구당 주차대수가 1대 이상인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도민은 차고지를 증명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주차장이 부족한 구축 아파트나 다세대·다가구 빌라, 원룸 등 거주자들은 자체 주차장을 확보하기 상당히 어렵다.

특히 제주 도심지역 주거 건축물 대부분이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로 주차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차고지 확보가 어려운 도민들은 중고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차고지증명제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2007년 1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대형차 ▲2016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중형차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경·소형차 등을 중고차로 구매하면 차고지증명에서 면제된다.

이에 중고차 판매량이 차고지증명제 시행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반도체 부족 등 이유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는 사태까지 겹쳐 일부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뛰어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중고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고지증명제가 적용되지 않는 차량을 찾는 사람이 늘었고 가격도 오름세”라며 “반면 차고지증명제 적용 대상인 중고차는 잘 팔리지 않아 걱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