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특별기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해서
최낙균  |  제주시 선거관리위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5.16  14:55:5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육지사람’으로 살다가 어느덧 제주에 입도한지 만 5년이 넘었다. 처음 왔을 때, 6개월, 1년 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름다운 제주는 필자를 지금까지 여기에 붙잡아두고 삶의 터전으로 삼게 만들었다. 직업이 변호사이면서, ‘괸당’이 아닌 ‘육지사람’이다 보니, 중립적인 지위가 필요한 공공기관에서 자문을 하거나 외부위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맞게 된 일이 선거관리위원이었다.

선거관리위원을 처음 맡고 치르는 선거가 하필 선거의 꽃, 대통령 선거였다. 선거관리위원이 되고 나서 오래 전 수험 때나 보았던 공직선거법을 다시 확인하고 공부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몇몇 단체에서 ‘부정선거’라는 표어를 외쳤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더했고,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은 모두 정당인이 아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귀포시 선거관리위원 모두 정당인이 아니다. 선거관리위원은 각급 법원장, 법관이 담당하고, 정당 추천 선거관리위원 또한 정당인은 아니다. 선거관리위원 개개인의 마음속에 지지하는 후보가 있을 수 있어도 업무에 있어서는 선거관리위원이 되면서 누구나 법과 절차에 따라 중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서약하고 다짐한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회의와 할 일이 많아진다. 혹시 관내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는지, 투표를 위한 준비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이번 대선에는 전례에 없던 감염병 환자의 증가로 선거관리에 투입되는 실제 인력을 확보하는 일부터 난항을 거듭한다. 경찰, 소방공무원 개개인도 코로나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회의를 하는 우리 중 누군가도 다음 회의 때 격리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공직선거법과 시행령, 조례와 예산을 변경하는 속도는 코로나 확산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긴장되는 와중에 선거일은 다가오고, 투표함을 봉인하고, 사전투표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제주는 특히 섬 지역이라 사전투표지가 배나 비행기로 와야 하고, 관내 다른 섬에서는 투표함이 배로 와야 한다. 하지만 매일 하늘과 바다가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투표함을 싣고 오는 배가 예상보다 늦게, 빨리 오는 일로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본 투표 당일에는 확진자 투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 회의 때 우려했던 사례들이 실제로 발생하기도 했다.

개표 직전 발표된 출구조사를 확인하고, 긴장감은 최고에 달했다. 혹시 모를 한 두 표에 당락이 뒤바뀔지 모른다는 생각에 선거관리위원 모두가 긴장하고 개표 절차를 다시 확인했다. 개표장에서는 긴장과 침묵 속에 투표함이 열리고, 진행을 안내하는 목소리 외에는 모두 투표지에 눈이 쏠린다. 개표 과정에서 참관인의 이의제기로 개표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공직선거법을 확인하고, 회의하고 유·무효표에 관한 원칙을 확인한다. 몇몇 유·무효표를 바로잡는다. 선거관리위원 모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긴장 속에 자정을 넘긴 새벽에야 결국 당선인이 확정됐다.

코로나는 법이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물론 그 말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민주주의는 ‘공정한’것이 중요한 만큼 ‘공정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수를 바로잡을 시스템이 존재하고 법령에는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참관인이나 일반 국민을 통해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다가 올 지방선거에서는 코로나와 함께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가 모두 종식돼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10월 24일  |  대표이사:부임춘  |   발행인:부임춘
편집인:전아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아람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