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사업자가 최근 골프장과 콘도 등 일부 시설물과 토지를 매각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사업자인 한라그룹 ㈜제이제이한라가 아난티 한라에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사업지 내 운영중인 세인트포컨트리클럽 골프장(회원제 27홀·대중제 9홀)과 세인트포 카운티 휴양콘도미니엄(52실) 건물과 토지를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대금은 1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난티 한라는 지난 4월 리조트 운영회사 아난티그룹과 한라그룹이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또 제이제이한라는 묘산봉 관광단지 사업부지내 배후부지 토지도 아난티제이제이에 처분하기로 했다. 매각액은 6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난티제이제이 역시 아난티 한라와 같이 아난티그룹과 한라그룹이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2개의 합작법인은 세인트포 골프장·연립형 콘도 운영 및 개발과 묘산봉 관광단지 2단계 사업으로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해 설립됐다.

이번 계약으로 아난티 한라는 현재 완공된 골프장과 콘도를 운영하고, 아난티제이제이는 향후 2단계 배후단지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계약이 문제가 된 것은 사업자 측이 지난해 개발사업심의를 통과할 당시 제출한 확약서 내용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제주도 개발심의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묘산봉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토지매각이나 시설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 제출’을 조건으로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할 것을 의결했다.

당초 사업자인 애니스㈜는 2006년 사업 시행 승인을 받은 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과 콘도만 완공했다. 이후 사업을 인수한 한라그룹은 별다른 개발을 하지 않고 최근 합작법인을 설립, 이 법인에 토지와 시설물을 매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땅 되팔기’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계약이 마무리된 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사업자 측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묘산봉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원조달기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확약서에도 재원조달을 위해 조인트벤처 등을 통한 매각은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