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절도가 활개를 치면서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5년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 범죄는 20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0일 서귀포시 하예동의 한 밭에서 건조 중이던 마늘 20㎏을 훔쳐 달아난 불법체류자 중국인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60대 C씨가 밭에서 건조하던 마늘을 훔쳐 달아 났다가 검거됐다. 올해 마늘 수매가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농산물이 시세가 좋다면 감귤을 비롯 콜라비, 묘목까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제는 농산물 서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개인 텃밭에서 애써 키운 농작물을 무단으로 수확해 가면서 당당한 태도에 주인은 분통을 터트린다고 한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과수원에서 150만원 상당의 감귤을 훔치다 검거되는가 하면 60만원 상당의 콜라비를 훔친 농산물 절도 피의자가 붙잡히는 등 거의 강탈 수준이다.

　농산물 절도는 농민들을 허탈한 심정으로 내 몰아 농사 짓는 의지를 꺾는 행위로 도저히 묵과해선 안된다. 때마침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해 범죄예방에 나선다고 한다. 경찰은 마늘 수확·수매 종료 시점인 19일까지 기동대를 투입해 치안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요 활동은 경작지 주변 순찰을 비롯 CCTV 집중 관제, ‘농산물 도난 주의보’ 문자메시지 발송 등이다. 시의적절한 조치다.

　농산물 절도는 일단 발생하면 붙잡기가 쉽지 않아 경찰의 예방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은 이번 단속을 계기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농작물 절도 치안활동도 전개해야 한다.

　그것이 소중히 키워 낸 농산물을 도난 당한 농민들의 상실감을 덮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