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역 초저출산의 늪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은 지난 4월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3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 작성된 이래 4월 기준 월중 최저치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492명으로 역대 월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10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저출산이 준 국가비상사태로 인식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지역 인구가 자연감소한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 들면서 인구절벽은 가파르게 진행돼 왔지만 줄어든 ‘아기울음 소리’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도 0.95명으로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져 0명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2010년 제주지역 합계출산율이 1.46명을 기록한 것이 비춰 10여 년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종 잡을 수 없게 됐다. 이제는 출산 장려금이나 보육비를 지원해도 정작 신생아 숫자는 물론 출산율이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더 절망적이다.
물론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육아 부담과 치솟는 교육비에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증가하는 주거비용 등 총체적인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내달 1일 출범을 앞둔 오영훈 도정은 선거 기간 ‘저출산 고령사회 체계적 대비’라는 공약을 큰틀에서 제시했다. 결국 저출산 공약은 당면한 과제일 수 밖에 없지만 일단 출발은 저출산의 심각한 위기를 잘 파악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내 출생아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면 그 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이에따라 오 도정은 여성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출산과 양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 저출산 극복에 나서야 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